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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차분히 앉아서 애착으로 넘기는 책장 - 피천득 수필 누구나 여러 번 읽게 되거나 읽으려 하는 책이 있을 것이다. 내게 이 문고판 수필은 한 번은 읽으려 했다가 읽음을 계속하게 된 책이다. 비 오는 날 창가 책상에 앉으면 생각나는 책이다. 어떤 이는 두 번째 수록작 '인연'의 아사코가 생각날까 싶지만.. 난 열 세 번째 '엄마'가 그렇다. 금아선생의 엄마는 ''폭포 같은 마음을 지닌 채 호수같이 살려고 애를 쓰다가 바다로 가고야 말았다"라고 하셨다. 아마 내 나이 또래들의 엄마들도 그렇게 살지 않으셨을까? 아빠옷 엄마옷을 한 벌씩 짝 맞춰 채곡채곡 넣고 어린 금아의 옷을 따로 반닫이에 넣으시고 그렇게 세 번이나 고개를 흔드시고 선생의 엄마는 영영 떠나셨다고 한다. 호수 같은 모습만 보이다 바다로 가신 선생 엄마 마음속 폭포를 이리도 여러 번 읽으면서도 난... 2023. 5. 17.
[이탈리아 가족여행] 해와 평원 - 아침의 피엔차 말로는 하기 어려운 풍경. 그 곳에 내가 결국 있었다. 겨울이라 황량할 줄 알았지만... 여긴 그냥 푸르른 초원. 겨울에도 좋다. 묵었던 숙소에서 한참 내려온 'Val d'Orcia'평원 어느 길 위에서... 2023. 5. 16.
[이탈리아 가족여행] 어둠에 숨었더라 - 밤의 피엔차 작은 마을 소담한 성당 시끌벅적한 한 식당... 골목골목 다녀도 잠깐이면 다 볼 수 있던 곳 이 곳도 크리스마스맞이 준비중이었다. 그리 화려하거나 서두름이 보이지 않는 한가로움과 여유가 묻어나고 있었다. 다시 오기는 어려울 듯 하여... 내 가족과 함께한 소중한 내 기억 한 자락을 저 트리에 몰래 매어 두었다. p.s. 그래서 여행은 특히 자유(배낭)여행은 20대에 시작해야 한다. 30대, 40대, 50대 계속 하다 보면 다시 도착할 그 곳의 여전함과 변화를 내 나이듬에 비추어볼 기회가 있지 않을까? 2023. 5. 16.
[이탈리아 가족여행] 하나 둘 가로등은 켜지고 - 오르비에또 골목과 길거리는 중세로 점프한 듯, 어둡고 무거운 회색바탕의 좁고, 이상하리 만치 조용했다. 굳게 걸어닫은 창문들로 조금은 을씨년스럽게 늘어서버린 벽들과 골목을 끼고 돌아 마치 빛의 터널 같은 성문을 지나... 거짓말처럼 나타난 다른 세상... 미처 저버리지 못한 파란 하늘과 가로등불이 따듯하게 내려않은 골목사이를 바쁘게 또 천천히 오가는 사람들... 규모는 작았지만 한 스무남짓 하얀색 작은 부스들로 옹기종기 모여든 크리스마스마켓 그리고 정겨운 들뜸이 있었다. 어둠이 이렇게 빨리 내려 앉을 줄 몰라 당황했던, 심야의 드라이빙을 앞두었던 소도시. 마음에 새겨질 만큼 느낌이 충만했다. P.S. 저 서쪽의 스페인부터 동쪽의 이탈리아까지의 모든 사람들은 같은 시간대를 쓴다. 12월의 이탈리아는 일찍 어둡고 빨리.. 2023. 5. 16.
[부산여행] 기억의 기억 - 태종대 여긴 나 개인에겐 선명한 인장과 같은 곳.. 내 시간이 남아 있을 그곳에 다시 자리했다. 딱 20살이었던 35년전의 28년 미래에 지금의 7년전에 다시 있었다 2023. 5. 15.
[책] 부재 속에 계속 기다려야만 할 것 같은 - 고도를 기다리며 언젠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TV에서 이 연극을 잠깐 봤다. 내 머릿속에 남은 등장인물들의 이미지는 '로시난테'와 겹쳐진다. 뭔가 허공을 향해 서로를 향해 소리치고 좌우로 오가며 때론 조용히 앉아 있었다. 나무 한 구루가 있었다. 블라디미르, 에스트라공, 포조, 럭키, 소년 그리고 화자.. 상황과 대사들이 단편적이며 특정 순간에 디테일하게 집중된다. 전체적인 연결보다 상황 상황들에 나도 모르게 몰입되는 느낌이 이상했다. 참 이상했다. 이해가 도대체 되지 않는 내용들이었지만 순식간에 일독을 했고, 읽으면서 머릿속이 하나도 복잡하지 않았고 다 읽고 나서는 한동안 블라디미리, 에스트라공 옆에 쭈그려 앉아 같이 고도를 기다렸다. 연극 초연 연출자였던 알랭 슈나이더는 작자 베케트에게 물었다고 한다. '고도가.. 2023. 5. 15.
[중년 여행] 중년 회사 친구들과 설악과 동해안 여행을~ 설악을 거쳐 양양 아바이 마을 낙산사 그리고 제이드 가든에서 마무리~ 별로 설명이 필요 없을 듯 2023. 5. 12.
[만년필] 감성있는 펜 - Feather w/nib La Kaligrafica사의 펜이다. 품목은 7262 A/O. 은색 깃털, 페룰, 펜촉 그리고 잉크(6mm)로 구성된 세트. 아주 예전 회사 후배가 신혼여행 갔다 오면서 선물로 줬던 고마운 기억이다. 사실 아깝기도 하고, 엄두도 나지 않아서 이렇게 보기만 하고 있지^^. 어느 비 오는 날, 호젓이 이 책상에 앉아 오르는 진한 커피 향과 빗방울 조심히 잘 적셔 닙과 페룰 사이 깔끔히 닦아 내고 시 한 줄 쓰는 날 그려 본다. 2023. 5. 11.
[책] 어려운 책인 듯 하지만 놀랍게 재밌는 책 - E = mc^2 ㅎㅎ 아마 이 글을 보신다면.. 하다 하다 이젠 별 책을 다 소개하네...라는 분도 계실 듯^^ 나도 처음에 책 소개글을 보고 반신 반의 하며 어떤 호기로움으로 책을 샀다. 바로 서고에 꽂아 놓고 오랫동안 부채감으로 바라만 봤다. 기록을 보니.. 2017.09.07 ~ 2017.10.07까지 꼬박 한 달에 걸쳐서 읽어냈네.. (난 책 뒤에 시작 ~ 끝 날짜를 기록해 둔다) 다 읽고 난 소감은... 정말 놀라운 책이다. 이 유명한 공식의 진정한 의미를 일반인에게 친철히 알려준다. 내게는 특히 'E', 'm', 'c' 그리고 '='의 의미와 이 요소들의 결합이 가지는 본질에 눈을 뜨게 해 주었다. 내가 깨우친(?) 것은 에너지도 물질도 빛의 속도(절대속도)도 아니고 '등호'이다. 물질이 붕괴되어 에너지로 전.. 2023.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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