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보다 아주 약간 넘칠 듯 찰랑이는 상태가 제일 좋다. 그러면 다음 여정도 기대되고 혹.. 좀 미치지 못한다 해도 실망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넘치는 만족은 다음 여정을 불안하게 만든다.
사실 여행을 계획하는 내내 관심을 갖지 않았고, 거의 마지막.. 일정이 확정될 때 몇 시간의 낭비도 없애려는 욕심에 끼워 넣었었던 도시.. 어떤 이는 RONDA와 이곳 중 한 군데만 가도 무방하다고 했던가..
그러나 두 곳을 다 가본 나로서는 이곳도 론다도 모두 가보기를 추천한다.
북적이고 활기찬 론다는 론다 대로 한적하고 목가적인 쿠엥카는 또 그대로 좋다. 난 이곳 CUENCA가 더 좋다.
한적했으나 슬며시 쌓인 눈과 음악과 서정이 흘렀고 그래서 찰랑였다.
[전경]

[매달린 집]

Cuenca에 오는 이들은 이곳 '매달린 집'을 보러 오고 위태해 보이는 '철교'를 건너려고 온단다. 나도 그랬다.
[철교]


생각보다 다리는 넓었다. 허나 모두들 가운데로만 다니니... 마주치면 살짝씩만 비켜 지났다. 보시라~ 난감의 높이가 오가는 이들을 가까이하게끔 만든다(나뭇장 사이로 저 깊은 낭떠러지 바닥이 훤히 보인다)
[길, 광장 그리고 집]

저 위 골목을 돌았을 때 위험하게 매달린 고드름들을 제거하는 소방관들이 있었다. 누구에겐 햇빛에 영롱히 다듬어진 조각이고 또 다른 누구에겐 햇빛에 날카로이 벼려진 칼날이니... 세상사 다 그런듯하다.
그 소방관들의 노고를 뒤로하고 좀 더 돌아 오르면 작은 광장이 있었고, 추워 손가락이 곱을 만 하건만... 아랑곳 없이 흥겹게 바이올린을 켜던 노인이 있었다.

마을 중앙 광장이다. 사진엔 없지만 우측 좀 떨어진 곳에 소방차가 주차되어 있었고, 저 앞 문의 이편과 저편 너머로 노랗거나 푸르거나 붉은색의 건물들이 층층이 총총히 기대어 있었다.
마드리드 유학중인 이 마을 출신 여대생의 글에서 이 경사진 길을 따라 휘어 이어진 울긋불긋한 고향 집들이 그립다는 귀절을 보고 이 곳을 오기로 마음 먹었었다.


아담해 오히려 마을과 조화로운 성당엔 언제인지 모를 옛날부터 토론이 여태 계속되고 있었다. 훗날 아주 훗날까지 그 얘기들이 계속되기를 바랐다.
(나는 못했으나 이 성당의 안쪽을 통하면 철교 쪽 낭떠러지를 더 잘 볼 수 있는 point가 있다고 했다. 혹 이곳에 가신다면 꼭 도전해 보시라)
어떤 부부가 쓴 여행기에서와 같이 맥주 한 잔의 흥겨움을 즐기지는 못했으나, 깊은 골목골목과 골짜기 이편과 저편을 건너다니며 내 속의 많은 짐들을 이 골목 저 골목 내려놓고 골짜기 이편 저편에 던져놓았던 여행이었다.
P.S. 2015년 마드리드에서 차로 두어 시간 눈 녹는 길을 달려 Cuenca로 갔었다.
[스페인 가족여행] 전체 일정표
2015년 2월 가족과 함께 했던 일정표. 지금은 교통편이나 여러가지 달라 졌겠지만... 그래도, 렌트카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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