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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도 전에 한 번 읽었고, 졸업하고 옮겨 다니는 중에 잃어버렸고, 언젠가 생각이 나서 다시 샀지만... 다시 읽어낼 엄두가 나지 않아서 한 동안 책장에 꽂혀 있기만 했던 책이다. 결국은 한 번 더 읽어냈다.
난 책을 읽을 때 상상을 한다. 내가 주인공이 되었다가 관찰자가 되었다가 그런다. 그러면서 글의 세계관이 내 머릿속에 그러지고 몸에 녹아들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 나는 크네히트가 되지 못했고 관찰자도 제대로 되지 못했다. 그들의 세상 카스탈리엔이, 그들의 삶이 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다. 사실 여행 중에 보았던 유럽의 고성의 이미지를 씌워진 카스탈리엔의 어느 방에 가톨릭 사제와 유사한 복장의 유리알 유희의 명인 크네히트가 서성이는 모습이 제일 내 머리속에 남은 그림이다.
내 머리와 몸은 이 작품의 전체적인 느낌을 이렇게 이해하고 있다.
맨 마지막 커다란 호수의 차가운 물의 느낌은 강렬하게 남아 있다. 그 검고 차갑고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의 느낌.
언젠가 마음이 다잡히면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 그땐 좀 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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