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1 피천득 '수필' 전부 느껴보기 17 - "잠" "이부자리를 깔지 않고 옷도 벗지 않은 채 쓰러져 자는 잠이 참 달다" 언제였는지 기억이 희미하다. 걱정이 없었던 어릴 때는 졸리면 잤고, 늘 잘 잤었다. 다 커서는 걱정이 늘며 생각의 골에 빠지어 잠을 잘 못 잤다. 한때 정말 열심히 공부한 적이 있었다. 온종일 집중하고 나서 자정이 지나 하숙방에 누워 이불을 덮는다. 기지개 비슷하게 몸을 쭉쭉 늘리며 비틀다 보면 귓속에 '띄..' 하는 짜릿한 느낌이 온몸을 감아 돈다. 마치 뼈 마디마디마다, 근육 한 올 한 올마다 온종일 쌓였던 피로와 나쁜 기운이 쭉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눈을 떠보면... 다음날 아침이다. 나도 이렇게 '달게' 잔 적이 있었다. 선생의 기억에 남는 보스턴 미술관의 그림이 둘 다 자는 것을 그린 그림이라고 했다. 향수병에 잠 못.. 2023. 6. 26.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