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심포니1 피천득 '수필' 전부 느껴보기 14 - "보스턴 심포니" 이 작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의 모습이다. 아주 깨끗하고 빳빳한 종이 한 장을 잘 쓸어 넘기는 느낌이 들고, 깔끔한 와인이나 정종 한잔이 목을 타고 한 방울 남김없이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 그런 느낌을 즐기다 보면 한 번도 가 본적 없는 보스턴의 어느 홀에 선생의 모습을 한 내가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는다. 선생이 마주쳤던 그 사람을 나도 한 번 볼까... 하여 두리번거리게 된다. 누굴까? 한 번을 못 봤으나 당연히 알아볼 수 있다. 보지 못하는 그 사람을 여러차례 보았고 만나지 못했으나 만남의 파문은 나의 호수에도 일었다. 들리지 않는 방송은 들리지 않았었고 그 사람과 선생과 그리고 나는 칠천 마일의 거리와 수십 년의 시간을 지나 다시 제 시공간으로 각자 돌아갔다. 2023. 6. 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