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 날, 선생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왜 한 잔의 술을 안타까워했을까?
'나는 할 말이 없어서 그 술빛을 보느라고 샀던 거라고 하였다'이 얼마나 순발력이 뛰어난가? 참 아름다운 말솜씨다.
난 술을 즐겨 마시고 어느 정도 잘 먹기도 한다(물론 나이를 속일 수 없으니.. 줄기는 했다). 단, 당구도 화투도 골프로 하지 않는다.
선생이 들은 '피 선생이 한 잔 할 줄 알면 얼마나 좋을까?'는 내게는 'OOO는 골프나 당구를 칠 줄 알면 얼마나 좋을까?'로 들린다. 그래도 골프나 당구를 못 치되 술을 마실 줄 하는 것이 좀 더 나은 것 같다.
골프야 안 가면 그만이나 술자리에서 멀뚱멀뚱은 괴롭다..(코로나 격리 해제 후 조심할 때 당해보니 그랬다)
취한 이들이 서로 눈빛만으로 횡설수설 만으로도 한 마음이 되는 그 순간에 나만 멀쩡히 블랙홀로 빠져들어가는 작은 별조각처럼 온전히 고립되어 혼자가 됨을 느끼게 된다.
선생은 사십여 년을 기다리기만 했고, 내 인생을 허비하여 남의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그 허탈함에 술 한잔하고 싶으셨나 보다. 하나.. 술을 마셔도 그럴 때가 있다. 그게 인생인가 싶다.
P.S. 이 글은 나중에 한 잔 마시고, 다시 읽고 소감을 다시 적어보려 한다.
반응형
'읽는 것이 남기는 것들 > 전부 음미하기(Full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천득 '수필' 전부 느껴보기 17 - "잠" (9) | 2023.06.26 |
---|---|
피천득 '수필' 전부 느껴보기 16 - "낙서(落書)" (1) | 2023.06.13 |
피천득 '수필' 전부 느껴보기 14 - "보스턴 심포니" (1) | 2023.06.07 |
피천득 '수필' 전부 느껴보기 13 - "장난감" (0) | 2023.06.07 |
피천득 '수필' 전부 느껴보기 12 - "눈물" (11) | 2023.06.01 |
댓글